강남·납치 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피의자 이경우(35)가 범행 이후 두 차례 ‘배후 의혹’을 받고 있는 유 씨를 만나 600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유 씨 측은 이 씨가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해왔다며 범행과 관련된 금전 요구인지 몰랐다고 반박했다.
유 씨 측 법률대리인은 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에도 이경우가 유 씨 부부에게 돈을 자주 요구했다며 이때도 단순 금전 요구 목적으로 연락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유 씨가 구속된 피의자 이경우와 범행 직후 두 차례 만난 정황을 확보해 이날 오후 3시께 경기도 용인의 한 백화점에서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유 씨를 체포했다.
유 씨 측에 따르면 이경우는 지난 2021년께부터 유 씨 부부에게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해왔다. 유 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우형 변호사는 “유 씨 부부가 지난 2021년 각각 두 차례에 걸쳐 3500만 원, 500만 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사실이 있으나 3500만 원은 차용증을 (변호인이) 직접 작성했고, 이후 건넨 500만 원 역시 계좌이체 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유 씨는 “떳떳하게 수사 받겠다”며 살인을 교사할 동기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찰에 강도살해 혐의로 입건돼 “범행의 대가로 이 씨의 윗선으로부터 돈이 흘러나온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한 연지호(30)·황대한(36)의 주장과는 전면 배치된다.
한편 유 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우형 변호사는 유 씨의 입건 전까지 피의자 이경우의 변호를 맡아왔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해충돌을 사유로 사임하고 유 씨의 변호를 맡는다”며 “이경우의 변호도 이 씨 아내가 유 씨 부부에게 도움을 청해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유 씨 부부는 재산 스케일이 다른 투자자”라며 “(숨진) 피해자 A 씨에게서 받아야 할 이더리움 형태의 1억 원 때문에 살해를 했겠냐”며 재차 살인교사 의혹을 일축했다. 유 씨 부부는 숨진 피해자 A 씨에게 1억 원 가량의 이더리움을 건네며 퓨리에버 코인 간접 투자를 요구했으나 이를 돌려받지 못해 A 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경찰은 자금의 흐름과 목적 등 증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재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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