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대학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미신 행위’ 근절에 나섰다.
지난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각 대학들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 사상전을 위한 준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1일 대학 입시 과정에서 수험생들 사이 미신행위가 나타난 것과 관련해 각 대학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소식통은 “지난달 신의주 사범대학 입학시험을 치르는 기간에 대학 구내에 있는 ‘위대한 혁명사상만세’라는 구호의 ‘대’자 밑에 50g 정도의 찰떡이 붙어있는 것이 발견됐다”며 “이런 행위들은 농업 대학과 교원대학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 이 문제가 중앙에까지 제기되면서 중앙에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찰떡을 붙이는 것은 대학시험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의미로 시험을 칠 때 찰떡이나 엿을 먹이는 사례도 있다”며 “이번에 당의 구호에 찰떡을 붙인 행위가 정치적으로 엄중하게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청진에 있는 광산금속대학과 1사범대학들에서도 대학의 정문 접수실 뒤 벽과 울타리에 커다란 찰떡이 붙어있는 것을 비롯한 미신 행위들이 적발됐다”며 “‘청소년 교양보장법’이 채택된 이후 제기된 문제로 앞으로 이와 관련한 조사들을 통해 당사자들을 찾아내면 이들에 대해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매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대학 입학을 위한 대학별 본시험이 전국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북한 고급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대입 추천을 위한 지역별 예비시험을 보는데, 이들 중 예비시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겐 대학 입학을 위한 본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선 대학입시와 관련한 다양한 미신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대학에 붙으라는 의미로 교문 앞에 찰떡을 붙여 놓기도 하고 녹두나 소금, 고춧가루 등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시험을 잘 본다며 마치 부적처럼 수험생들의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초에는 새해를 맞아 한해 운세를 보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불시에 단속을 진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식통은 “신의주시에서 점쟁이들의 집을 급습해 현장에서 점을 보던 십여명의 주민들을 적발했고, 이들은 3개월의 노동단련대형에 처해졌다. 5명의 점쟁이들은 1년의 노동교화형을 받고 교화소로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