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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납치·살인’ 피의자 이경우, 3년 전 분당 헬스장 ‘먹튀’ 사장이었다

이경우, 2020년 4월 갑작스레 폐업한 헬스장 대표이사

2017~2020년 대표이사로 재직 중 코로나 핑계 폐업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피의자 이경우(35)가 3년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다 코로나를 핑계로 환불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채 폐업한 ‘먹튀 헬스장’의 대표이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가 헬스장을 폐업한 이후부터 유 씨에게 돈을 요청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7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씨가 대표이사로 등록돼 있던 A헬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4월 1일 갑작스레 회원들에게 폐업을 공지했다. A헬스장은 회원들에게 “2020년 4월 7일 이후 사업장 폐쇄 예정이니 물품들을 찾아가라”는 문자를 보냈다. 회원권 환불에 대해서는 “소요기간이 약 60~120일까지 걸린다”고 알렸지만 환불을 받지 못한 회원들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헬스장은 주식회사로 등록해 2015년 4월 설립됐다. 이 씨는 2017년 11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씨는 2021년부터 범행의 ‘윗선’으로 지목된 유 모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유 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유 씨가 청부살인을 의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강도살인교사)로 이날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씨의 일자리를 알아봐준 것도 유 씨 부부로 파악됐다.



경찰은 휴대폰 통신 기록을 통해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인 유 씨와 이 씨가 피해자 A 씨와 갈등을 빚던 지난해 초부터 범행 직전인 지난달 29일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 씨 회사 근처에서 또 같은 날 0시께 경기도 용인시 유 씨 자택에서 만나기도 했다. 이 씨는 유 씨에게 범행 이후 6000만 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알려졌다. 반면 유 씨 측은 이 씨가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해왔다며 범행과 관련된 금전 요구인지를 몰랐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피해자 A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납치와 살해를 직접 실행한 피의자 황대한(35)·연지호(29)와 함께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 3인 중 한 명으로 지난달 31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 씨는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다. 피의자 황 씨와 연 씨가 “이 씨로부터 착수금 명목으로 700만 원 가량을 받았다”, “범행의 대가로 이 씨의 윗선으로부터 돈이 흘러나온 것으로 안다”는 등의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서다. 반면 이 씨는 범행 가담 등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이 씨가 범행 전 근무했던 B 법률사무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B 법률사무소는 이 씨가 범행 전까지 사무장으로 일했다고 알려진 곳이다. 다만 B 법률사무소는 이 씨가 근로계약서를 쓴 정식 직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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