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홍준표(사진) 대구시장이 연이어 김기현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리저리 눈치만 보면서 무슨 당 대표를 하겠다고 그러는지 답답하다”며 각을 세웠다.
홍 시장은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안 하면 대표의 권위가 없어져 역할을 하기 어렵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안 하면 (김 대표) 권위가 없어져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지금은 모르지만 공천 국면에 가면 온갖 세력들이 다 들고 일어날 것”이라며 “지금 저렇게 흔들리면 나중에 두 세 달 후에는 감당 못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홍 시장은 김 대표를 향해 “소신과 철학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선출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친윤의 지원을 받았더라도 선출되는 순간부터 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며 “대통령도 견제할 수 있고 야당과 앞장서서 싸우는 정당의 대표가 돼야지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해서 무슨 당 대표를 하겠다고 그러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김 최고위원의 잇단 망언이 당원투표 100% 규칙으로 치러진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전광훈 목사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황교안 대표 때로 기억되는데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며 “그러니 내부 경선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최고위원이나 당 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이 제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은 책임당원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그는 “지금 우리 책임당원 보면 돌아가신 분, 행방불명된 사람, 어느 특정 종교를 대표해 몰래 들어와 또 그 종교의 당하고 이중 당적 가진 사람도 있다”며 “전수 조사해 책임당원 정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김 대표가 홍 시장을 향해 ‘지방자치 행정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제가 지방자치단체장만 하는 게 아니고 당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됐다. 그게 할 소리인가”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중앙정치의 정당이나 이런 데 관여해 달라고 자기들이 임명한 것이 아닌가. 그게 권한과 책무”라며 “당대표가 당을 잘 이끌고 있으면 그런 말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한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수록’ 공약에 “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그는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 “4·3 기념일은 3·1절,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등의 실언을 한 뒤 당분간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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