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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1기 신도시, 성남 정자교 같은 C등급 교량 긴급 점검

경기도 시군 총 4856개 교량

고양·안양 등 20년 이상 된 C등급 교량 우선 점검

보행로가 무너지며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정자교에서 7일 오전 경찰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분당=이호재기자. 2023.04.07




2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 성남시 분당의 정자교 붕괴 사고 직후 경기도와 도내 1기 신도시가 노후 교량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섰다.

경기도는 경기도건설본부가 관리하는 교량 718개 중 C등급 교량 58개소(남부 37, 북부 21)를 긴급 점검 중이다. 도는 이번 점검에서 정자교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캔틸레버'(cantilever) 형식으로 설치된 교량의 상수도관이나 가스관로 노후화 및 파손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캔틸레버는 보행로가 한쪽 끝은 고정 돼 있고 다른 쪽은 하중을 받치지 않은 상태로 별도의 기둥 없이 차도에 매달려 있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신상진 성남시장도 “교량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 (붕괴)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점검을 통해 보수·보강이 필요할 경우 즉시 조치할 계획이다.

성남 분당과 같은 1기 신도시인 고양시도 지역 내 육교 45곳과 교량 160곳을 점검하고 있다. 준공 후 20년이 지난 교량 84개 중 52개는 A·B등급이지만 32개 교량이 정자교와 같은 C등급이다. 교량의 안전등급은 모두 5단계로, 'A' 우수, 'B' 양호(경미한 손상), 'C' 보통, 'D' 미흡(주부재 노후화), 'E' 불량(주부재 심각한 결함)이다. 이 중 하위 등급인 D·E를 받으면 정밀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C' 등급은 사용에는 지장은 없으나 외관이 파손돼 보수가 필요하다.

고양시는 토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하고 20년 이상 된 교량을 우선적으로 긴급 점검한다.



안양 평촌신도시 내 학의천을 중심으로 비산인도교, 내비산교, 수촌교, 학운교 등 4개 교량도 1993년 신도시 조성 때 건설됐다. 이들 교량 중 학운교(B등급)를 제외한 3개 교량이 지난해 말 정기안전점검에서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안양시는 이들 교량을 올해 정기안전점검 우선 점검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군포산본신도시도 도장교 상하행선 등 2개 도로 위 교량이 30년 전 설치됐다.

경기도건설본부 관계자는 "1기 신도시에 설치된 교량은 모두 노후화 해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이 있다"며 "특히 정자교처럼 수도관이나 통신설비가 교량 하부에 설치됐다면 위험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 철저한 안전점검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는 도와 시군을 합쳐 총 4856개의 교량이 있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30대 후반의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자역 방향으로 걷다 보행로가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정자교는 왕복 6차로의 총길이 108m, 폭 26m인 교량이다. 도로 양측으로 보행로가 있어 걸어서 건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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