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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해, 발단은 P코인 시세조작"

[피해자 '단톡' 내용 등 입수]

살인교사 혐의 피의자 부부

대규모 물량 던져 시세폭락

피해자, 고소 준비하다 참변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가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납치·살인 사건이 ‘P(퓨리에버)코인’의 시세조종 과정에서 생긴 투자자 간 원한이 발단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살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유 씨 부부가 P코인 초기 공동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깨고 대량으로 물량을 서둘러 던지면서 시세가 급락했는데 피해자가 고소를 준비하며 관계가 악화됐다는 게 골자다.

강남 납치·살인 사건 배후로 지목된 부부의 대화 속기록. 독자 제공


7일 서울경제신문이 피해자 A 씨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유 씨 부인 황 씨의 육성을 녹음한 속기록에 따르면 황 씨는 블록딜을 통해 P코인을 2021년 초 대량 매도했다. 이 육성은 황 씨를 믿고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한 투자자가 녹음한 내용이다. 속기록에서 황 씨는 “블록딜을 통해 매도하라는 제안을 받아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세를 거의 다 안 떨구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밑에서 받치기 때문”이라며 “재단에서 MM으로 받친다고 돈이 들어가는데 그게 내 돈”이라고 했다. 코인 업계에서는 시세 조작을 위한 자전 거래를 ‘마켓메이킹(MM)’이라고 부른다. P코인에 투자했던 한 투자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유 씨 부부는 P코인의 초기 투자자로 P코인이 코인 거래소인 코인원을 거쳐 빗썸에까지 상장한 후에 물량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그럼에도 유 씨 부부가 당초 약속을 어기고 서둘러 대량으로 보유 물량을 던지면서 시세가 폭락해 피해자 A 씨 역시 피해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최근까지 운영하던 P코인 피해자 모임방 대화내용 캡처. 독자 제공




피해자 A 씨는 이 같은 속기록을 비롯해 P코인에 투자했다 실패한 사람들로부터 증거를 모아 유 씨 부부와 재단 대표데 대한 고소를 준비하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A 씨 유가족과 지인 등은 “A 씨가 사망해 이득을 볼 사람은 유 씨 부부와 재단”이라며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피해자는 재단과 부부에 의해 코인 가격이 하락했다는 주장을 사망 직전까지 펼쳐왔다. 피해자는 P코인 투자자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을 주도하며 황·유 부부와 재단에 대한 고소를 준비해왔다. 본지가 확보한 피해자의 단체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는 “재단은 2021년 4~5월 코인을 털어먹었다”며 “코인원에서 MM치던 계정까지 다 확보해 시세조종으로 새로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유 씨에 대해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강도살인 교사)로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 씨 측 변호인은 “재력가인 유 씨가 피해자를 해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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