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에서 광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씨(47)는 봄철을 맞아 광어 산란기 준비에 한창이다. 수온과 수질을 꼼꼼히 관리하며 양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쑥쑥 자라는 광어를 보면 고된 작업에도 힘이 솟는 듯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배합한 사료를 옮겨 담기 위해 힘껏 삽질을 하던 중 허리에 '퍽'하는 느낌과 함께 묵직한 통증이 엄습했다. 가까스로 작업을 마친 박씨는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하며 버텼지만 다음날이 되자 통증이 오히려 심해졌다. 결국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은 박씨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디스크(추간판)의 퇴행으로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서둘러 치료를 받기로 결정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움츠렸던 외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류 양식 종사자들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어류양식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어류 양식 생산 금액은 1조27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6.2%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선 생산량 증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육체노동의 비중이 큰 어업 특성상 관련 업무 종사하는 이들은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끄러운 작업환경으로 인해 낙상을 입을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힘을 주는 동작 중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해양수산부가 전국 3613개 어가의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질환 및 손상 경험을 조사한 결과, 근골격질환이 3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질환이 빈발하는 부위는 허리가 30%로 가장 많았고, 어깨(22.5%), 손·손목(15.3%)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처럼 질환 발생률이 높은 데도 허리 통증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치부하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치료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허리에 과도한 부담이 누적될 경우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가 손상돼 심하면 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의심 증상이 있음에도 바쁜 일손을 핑계로 치료에 소홀하면 영구적 신경 손상까지 야기하므로 최대한 빠르게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에 인위적인 손상 없이 허리 통증을 해소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시행한다. 대표적인 한방 치료법 중 하나인 약침은 천연물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해 부작용 우려를 덜 수 있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함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뛰어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충, 오가피 등을 주요 약재로 하는 '신바로2' 약침이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허리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해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화스트레스는 활성산소가 체내에 과도하게 누적돼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로, 체내 염증 수치를 증가시켜 근골격계 질환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이 허리디스크를 유도한 쥐에게 신바로2 약침액을 투여한 뒤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호전달물질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와 인터루킨-베타(IL-1β)의 발현을 분석한 결과, 허리디스크 유도 후 증가했던 TNF-α와 IL-1β 모두 신바로2 농도가 높아질수록 발현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신바로2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해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어업인과 같이 허리 사용이 잦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일상생활 중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좋다. 가볍게 따라 하기 좋은 스트레칭 중 하나로 ‘척추기립근 스트레칭’을 소개한다. 먼저 바닥에 엎드려 누워 양팔을 몸통에 붙인다. 이때 손바닥은 바닥을 향하도록 한 채 바닥에서 약간 들어 올린다. 이어 머리부터 가슴까지만 상체를 들어 올려 8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다시 처음 자세로 돌아가 동작을 총 3회 실시하면 척추를 바로 세우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해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물관리부터 어장 청소, 사료 배급까지 정신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느라 정작 자신의 건강 관리에는 소홀한 어업 종사자들이 많을 것이라 여겨진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함께 건강 관리에 힘써 척추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자.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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