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0일부터 나흘간 전원위원회를 열고 내년 4·10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한다. 국회에서 전원위가 소집된 것은 2004년 이라크 파병 연장 논의를 위해 개최한 이후 19년만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54명, 국민의힘 38명, 비교섭단체 8명 등 총 100명의 여야 의원들이 전원위 토론에 참여한다. 첫 날에는 비례대표 제도를 놓고 여야 28명의 의원이 토론한다. 질의에 대한 답변을 위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출석한다. 발언 시간은 답변 시간 포함 7분이다. 이후 11일 지역구 선거, 12일 기타 쟁점 토론을 거친 뒤 13일에는 종합 토론을 실시한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안이 담긴 결의안을 전원위에 상정했다. 의원 정수는 300인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국회가 3개 안에 중에서 단일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토론 과정에서 새로운 방안이 제안,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각 안건에 대한 여야는 물론 의원 간에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원위 결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여야가 공전만 거듭하다 시간만 끌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부랴부랴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 회의에서 “(의원 정수를)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의원 정수 축소’ 방안이 반영될 경우 개편안 논의는 한층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전원위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면 선거제 개편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른바 ‘스타 의원’이 나와야 전원위도 관심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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