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입된 지 37년 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9일 밝혔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도로 중 가장 우측 차로에 버스만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차로다. 1985년 시범 도입을 거쳐 1993년부터 확대됐다. 지속적으로 노선이 늘면서 2000년에는 총 60개 구간에 총연장 218.9㎞에 달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본격 도입되면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총 40개 구간에 83.3㎞로 축소됐다. 이 중 3개를 제외한 92.5%는 도입된 지 약 30년이 경과한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서 도심 개발에 따른 교통 여건이 변화하고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인한 우회전 운전 형태가 달라지면서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시는 연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버스 수요가 증가한 구간은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운영시간을 변경하고, 버스 수요가 줄었거나 실효성이 낮은 구간은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자가 우회전 직후 일시정지 또는 서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우회전 대기행렬이 길어진 만큼 버스전용차로 상 점선 길이 기준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 반대로 우회전하려는 일반 차량으로 버스가 정류소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가 자문을 구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버스전용차로 위반이 많은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 노원구 화랑대역 부근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해 지난달 공사를 완료했다.
해당 지점은 우회전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 부근에 버스정류소가 위치한 곳이다.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내비게이션의 우회전 안내를 듣고 미리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로 진입했다가 단속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곳이다. 시는 단속카메라를 철거하고 실·점선 노면표시를 변경했다. 버스전용차로 위반단속 안내가 이뤄지도록 내비게이션 업체와도 협의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전면 개편을 통해 전국적인 운영 방식에도 선도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도입 37년을 맞이한 만큼 시민 편의와 시대 변화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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