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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만에 만난 이재명·이낙연, 정치 얘기는 없었다

李 대표, 李 전 대표 장인상 조문

22분간 머물며 위로의 말 등 전해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이낙연 전 대표 장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앞줄 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장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오른쪽) 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장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들 전현직 민주당 대표의 만남은 지난해 대선 경선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9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전 대표의 장인 고(故)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22분가량 빈소에 머물며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전 대표와 서로 간략하게 근황을 주고받았으며 “당을 잘 이끌어달라”는 이 전 대표의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의) 미국 생활, 연구한 것에 대해 물어보고 이 전 대표가 설명하는 정도의 말씀이 있었다”며 “당내 현안이나 정치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이 당 안팎으로 주목받는 것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민주당이 내홍을 겪으면서 ‘이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때문이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주요 구원투수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지난달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대거 지도부에 배치하는 인적 개편을 단행하며 민주당 내 혼란은 어느 정도 수습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로 내홍의 불씨는 살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귀국하자 친낙계(친이낙연계)가 세력을 결집해 구심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설훈·박광온·홍영표 의원 등 민주당 내 친낙계 의원들은 8일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조문을 위해 방문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 연구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후 공식적으로 결집할 계기를 찾지 못했던 친낙계가 대거 회동한 만큼 이번 귀국이 이 전 대표의 정계 예비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친낙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 귀국의 정치적 의미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면서 결집의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설 의원은 “(친낙계 의원들의 결집이) 앞으로 두고 봐야 하는데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남아 있는 시간이 많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8일 귀국한 이 전 대표는 18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후 예정대로 6월 말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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