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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강풍에 민가·해안가로 확산…진화헬기 못 띄워

올해 첫 소방대응 '3단계'

산림 당국 "헬기 투입 불가능"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이 건조한 날씨 속 강풍을 타고 경포호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강풍 경보에 건조 경보까지 이어지며 불길은 민가와 산림을 빠르게 집어삼켰다. 이에 소방 당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고 산림 당국도 이날 오전 10시30분을 기해 산불 3단계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최대 3000ha, 평균 풍속이 초속 11m 이상, 예상 진화 시간이 24시간 이상에서 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또한 산림 당국은 8000L급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 헬기 6대를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하지만 동해안지역에 전진 배치된 지자체 임차 헬기 4대를 비롯한 진화 헬기는 워낙 바람이 강해 이륙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강릉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초대형 헬기의 공중 진화조차 불가능하게 한 가장 큰 원인으로 ‘양간지풍(襄杆之風)’이 꼽힌다. 양간지풍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은 양양과 고성 간성사이, 양양과 강릉 간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다. 봄철 동해안에서 부는 태풍급 강풍의 대명사나 다름없다.

11일 8시 30분경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제공=산림청


소방청에 따르면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을 올들어 처음이다. 소방 대응 1단계는 1개 시군구 자원으로, 2단계는 2∼4개 시군구 자원으로 대응한다. 3단계는 5개 이상 시군구 자원이 동원된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진화차 등 104대의 장비와 1579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주택이 불에 타고 있다. 현재 강릉에는 강풍경보와 건조경보가 동시에 내려져 있다. 연합뉴스


또한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도 가동에 돌입했으며 현장에 장비기술국장을 상황관리관으로 파견했다. 울산 대용량포방사시스템도 산 불 현장으로 향했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도 강릉 산불현장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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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9시 42분부로 전국 소방동원령 2호도 발령했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타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 2호(10%), 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1호는 동원력이 250명 미만, 2호는 250명 이상 500명 미만, 3호는 500명 이상이다. 동원 장비 기준으로 보면 1호는 소방차 100대 미만, 2호는 100대 이상, 200대 미만이며 3호는 200대 이상이다. 동원 지역은 1호는 8개 시도 미만, 2호는 8∼13개 시도, 3호는 14개 시도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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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 30분께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나 현재 강풍을 타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으며 오후 1시 현재 주택 24채·펜션 8채가 전소됐고 주택 14채와 펜션 20채가 화마의 피해를 입었다. 시에 따르면 불은 소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전깃줄을 건드려 불씨가 산불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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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는 경포동 10통·11통·13통 등 7개통 주민들에게 경포동 주민센터, 아이스 아레나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한 데 이어 산대월리와 산포리 주민들에게도 사천중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인근 리조트 등 숙박 시설 투숙객 일부도 만일에 상황에 대비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현재까지 303명의 주민이 아이스아레나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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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청도 강릉경찰서 전 직원을 비상소집하고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400여 명을 투입해 안전 확보에 나선 한편 7번 국도 즈므고가교∼경포 방향 5㎞ 구간의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또 경포초교와 사천중학교 등 강릉·속초·고성 해안가 인근에 위치한 15개 학교가 휴업 또는 단축 수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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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산불은 발생 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해안가로 번진 데 이어 북쪽으로 확산 중이다. 산림 당국은 현재까지 축구장 면적(0.714㏊) 144배에 이르는 산림 약 103㏊가 탄 것으로 추정한다.

11일 강원 강릉시 난곡동에서 시작한 산불이 건조한 날씨 속 강풍을 타고 번지자 주민이 코와 입을 가린 채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강원지사는 “강풍으로 인해 헬기가 뜰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해 달라”며 “진화 과정에서 대원들과 주민들의 인명사고가 없도록 온 힘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산림청, 소방청, 지자체는 가용자원을 신속하게 최대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산불 발생 지역 주민들은 재난 문자 등 관련 정보에 귀 기울여 주시고, 필요하면 신속하게 대피해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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