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핵심 현안은 반도체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화를 주장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미국 도감청 논란 등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외신기자클럽이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산업을 보호주의와 차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외신 기자회견은 지난 대선 후보 당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정부를 향해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 요건 완화와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규제 유예 연장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 한중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외교의 기본 축이 한미 동맹이라는 점은 부연할 필요가 없다”며 “여기에 더해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유럽 등과도 기후위기, 탄소 중립, 한반도 평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인류의 보편적 정의와 양심에 어긋나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은 철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서울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서도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며 “사실일 경우 재발 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우리 정부의 도청 방지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한 질문이 반복되자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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