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방중 이후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대립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가 동맹국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마크롱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가 보도된 후 마코 루비오(공화당) 미국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마크롱의 입장이 유럽 전역을 대변한다면 대만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미국도 우크라이나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마크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은 서태평양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억제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과 리투아니아 의원들은 각각 가디언과 FT에 마크롱의 발언이 유럽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르베르트 뢰트겐(기민당) 전 독일 연방 하원외교위원장은 그의 말이 유럽에는 ‘외교적 참사’라며 “미국과 제휴하기보다 경계선을 그리려는 생각 때문에 마크롱은 유럽에서 점점 고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사설에서 “유럽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역할은 유럽의 전략적 자치권 추구와 모순된다”며 “마크롱의 방중과 이후의 발언은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을 연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드골 전 대통령은 1960년대 미국 위주의 의사 결정 구조에 불만을 표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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