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정보당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너무 저자세이고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도·감청한 건 악의가 아니니 우리는 괜찮다고 먼저 기어들어가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당 의원들이 우방국에 대해 도·감청하는 게 일상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 분들은 얼빠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도·감청 사실이) 드러났을 때는 강력히 항의하는 게 외교적 상식이고 주권 국가의 기본적인 도리”라고 강조했다.
용산 대통령실 졸속 이전으로 보안에 허점이 생겼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 의원은 “청와대 벙커는 수십 년간 계속 보강해왔다”며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1~2개월만에 그런 고도의 보안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 이전 때문에 도·감청을 했다, 이렇게 볼 수는 없지만 대통령실이 보안에 취약한지 아닌지의 문제 제기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어디에도 완벽한 곳은 없다는 점에서 취약성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정직하고 겸손한 태도인데 과거 청와대 지하 벙커보다 지금의 대통령실, 용산이 보안에 더 가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도 강하게 비판했다. 우 의원은 “윤 대통령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양보하면 일본이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더 도발적으로 나오지 않냐”며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 전략은 실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감정도 악화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더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략을 바꾸실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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