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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2086, 우리는 어떻게展'

개관 이래 첫 공동 예술감독 체제 운영

환경 문제 주목하며 인류 문명 이면 탐구

게임으로 관객과 함께 해답 살펴보려 해

정재경 작가의 3채널 비디오 작품 '어느 미래'. 사진 제공=정재경




“UN 보고서에 따르면 2086년은 세계 인구가 최정점에 다다른 시기라고 합니다. 동시에 인류가 가지고 있는 문제도 최정점에 다다른 시기라고 보고, 환경 문제와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을 다루고자 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2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다음달 개막하는 베니스비엔날레 제18회 국제건축전 한국관 전시 ‘2086:우리는 어떻게?’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한국관 전시는 개관 이래 처음으로 정소익 도시건축가와 박경 샌디에이고 대학 시각예술학과 교수의 공동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된다. 메가폰을 잡은 두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환경 위기가 도래했으며 앞으로 어떤 미래를 이끌어올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서 정소익 예술감독은 “환경 위기는 건축계에 피할 수 없는 주제”라면서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생태·사회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장소 특정적인 '네 개의 미래 공동체 프로젝트'와 관람객 참여형인 '투게더 하우(Together How)' 게임으로 구성했다. 네 개의 미래 공동체 프로젝트는 동인천·전북 군산·경기도 마을의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프로젝트는 이들 공동체가 도시화·서구화를 거쳐 겪는 갈등을 조명하고 2086년의 미래 시나리오를 그린다. 프로젝트 팀은 건축가와 지역사회 연구자로 구성되어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수반하도록 했다. 3개의 지역 연구를 아우를 수 있는 영상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TV 퀴즈쇼 형식의 투게더 하우 게임은 관객에게 사회 이슈와 관련된 14개의 질문을 던진다. 이 중 7개의 질문은 과장된 블랙코미디를, 나머지 7개는 현실 위기를 담고 있다.



관객들은 질문에 응답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선택’이 환경 위기와 인류 멸종 시나리오의 근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연결 짓는다. 정 감독은 “게임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관객들과) 함께 찾아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월식 작가의 단채널 비디오 작품 '샤먼'. 사진 제공=김월식


한국관의 모든 전시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제작된다. 앞서 다수의 전시들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뒤 현지에서 조립 설치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 만큼, 이동 과정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주제는 ‘미래의 실험실’이다. 전시는 다음달 20일부터 11월 26일까지 6개월 동안 이탈리아 베니스 현지 카스텔로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열린다. 한국관은 다음달 18일에 공식 개막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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