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의 계열사들이 서울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동화빌딩 매입을 추진한다.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서소문구역 제10지구)로 지정돼 현재 멸실 상태인 건물이다. 다만 유동성이 중요한 금융지주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부동산 자산에 현금을 쏟아붓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JB금융지주가 전북에 기반을 둔 지방금융지주라 더 그렇다. 감독당국도 금융사들이 부동산 임대 목적으로 건물을 사들이는 것은 지양하라는 입장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JB금융지주 계열사들은 동화빌딩 매도자인 마스턴투자운용과 현재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약 2700억 원에 동화빌딩을 인수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동화빌딩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16년 1170억 원에 사들인 건물이다.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인근에 위치했고 현재 개발을 앞두고 멸실 상태다.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문에 따르면 이 곳에는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3만9949㎡의 대형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놀라는 분위기다. 지난해 매각 당시 최초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시티코어는 본입찰에서 3100억 원을 제시했다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유로 2800억 원까지 가격을 낮춘 바 있다. 특히 몰취한 100억 원의 계약금을 두고 시티코어와 마스턴투자운용이 현재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어서 실제 거래 종결 시점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는 지금 같은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가격 적정성과 더불어 이슈로 떠오른 것은 은행법에 따른 금융지주들의 보유 부동산 임대 제한이다. 2015년 은행법 감독 규정이 개정되면서 과거 금융지주가 보유한 부동산은 최대 50%만 임대가 가능하던 제한이 풀리긴 했지만 은행들의 온라인 전환 등 사업 개편이 이뤄지면서 공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준 것이지 임대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지양하라는 취지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은 지난해 여의도 하나증권빌딩과 신한증권 빌딩을 리츠와 펀드 등을 통해 유동화한 상태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도 이번 거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며 "매도자인 마스턴 입장에서도 매수 의향자들이 여럿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JB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JB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매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잔금 납부 시점도 매매계약 체결 후 한 달 내로 제시했다. JB금융지주 측은 “임대를 할지 계열사들이 입주를 할지 건물 용도는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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