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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사 없어서…" 119 병원 도착 5년새 3분 늦어졌다

전국 평균 17.4분→20.6분

창원지역 11분 늘어나 최대

병원내 전문의·병실 부족 탓

2차 병원 이송도 23% 껑충

중증응급환자 2명 중 1명은

골든 타임 놓치고 병원 도착





119 구급대가 현장에서 출발해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 최근 5년 사이 3분 늦어졌다. 농어촌 등 의료 소외 지역의 경우 11분 이상 늦어진 곳도 있었다. 일찍 도착하더라도 의사가 없거나 병상이 부족해 다른 병원으로 다시 옮겨지는 사례도 23% 늘었다. 이런 탓에 중증 환자 2명 중 1명은 치료 적정 시기인 ‘골든타임’을 놓치고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가 없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확보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119 구급대가 병원에 도착하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은 2018년 17.4분에서 지난해 20.3분으로 2.9분 지연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병원 도착 시간이 늦어진 곳은 전체 18개 시도 중 15군데로 전체 83%에 달했다.

특히 서울은 13분에서 17.3분으로 약 4분 느는 데 그쳤지만 상대적으로 병원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구급차 도착 지연 현상이 더 심각했다. 창원이 11.4분에서 5년 만에 22.3분으로 11분가량 늦어졌고 충북·전북·경남은 18분 만에 도착하던 구급차가 24분이 지나서야 도착해 약 6분 이상 느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원인은 해당 의료 기관에 전문의가 없기 때문이다. 구급 대원들은 환자가 응급처치를 받는 것을 넘어 수술 등 최종적인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같은 이유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일찍 도착하더라도 다른 병원으로 또다시 이동하는 사례가 훌쩍 늘었다. 최근 5년간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의료 장비 고장 등으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사례는 2018년 5086건에서 지난해 6248건으로 23%(1162건) 증가했다. 특히 대전은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무려 47%에 달했고 충남과 충북 지역도 각각 46%, 32%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같은 문제로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도 수두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증 응급환자 2명 중 1명은 적정 시간 내에 응급실에 도착하지 못했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응급환자 145만 명 중 49.1%(71만 명)가 골든타임보다 늦게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병원 간 전원 현황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료학과 교수는 “아무리 큰 병원도 최종 진료를 못해주는 경우가 얼마든지 생긴다”며 “병원 간 원활한 환자 이송을 위해서는 과거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 같은 조직을 통해 의사들 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시은 동강대 응급구조학 교수도 “응급실에서는 최종 진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병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현재는 의사들도 어떤 병원에서 어떤 치료가 가능한지를 몰라 개인적으로 하나하나 문의해보는 처지”라며 “전문의들을 한곳으로 모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능형 특화 병원을 만드는 한편 병원 간 이송을 할 때 실시간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알려주는 중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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