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사 문화인 울산 반구천 일대 암각화와 조선 수도 한양을 지키던 성곽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개별 문화유산이 아니라 비슷한 문화유산끼리 ‘군(群)’을 이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3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와 ‘한양의 수도성곽’을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로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세계유산은 보편적 인류 유산이 파괴 또는 훼손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고, 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과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내려면 ①잠정목록 ② 우선등재목록 ③ 등재신청 후보 ④ 등재신청 대상 등 4단계의 국내 심의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유산이다. 흔히 ‘울산 반구대 암각화’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서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는 지난 2021년 3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된 바 있다. 반구천 암각화는 올해 7월께 국내 마지막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즉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신청 대상으로 결정되면,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앞서 2012년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이후 이를 서울 인근으로 확대해 다시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을 포함하는 유적으로 지난해 12월 우선 등재목록에 선정됐다.
이번에 문화재위원회는 후보 선정을 결정하면서 예비 평가(Preliminary Assessment)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예비 평가는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자문기구와 당사국이 함께 논의하는 과정으로, 유네스코에서 올해 새로 도입하는 제도다. 문화재청은 올해 9월 한양의 수도성곽과 관련한 예비 평가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울산시, 서울시·경기도 고양시와 함께 각 유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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