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아내가 숨진 것에 앙심을 품고 담당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 수원고법 2-3형사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5일 오전 9시경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음식이 든 종이봉투 안에 흉기를 숨기고 간호사에게 “(B씨에게) 음식을 드리고 싶다”며 안심시킨 뒤 B씨의 자리로 안내받아 이 같은 범행을 했다. B씨는 흉기에 어깨 등을 찔려 상처를 입었으나 현재는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아내는 이보다 5일 앞서 심정지 상태로 해당 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이에 의사 B씨가 약 1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A씨는 B씨가 장례기간 동안 애도의 뜻을 보이지 않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의 처벌을 요구하며 112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1심은 “피고인은 자신의 억울함만을 앞세워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피해자를 의료기관 안에서 살해하려고 했다. 우리 사회와 응급의료 종사자들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야기했다는 점에서도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대해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고령이고 별다른 범죄의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는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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