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나가고 싶어 들어간 모임. 그 동호회의 회장이 수차례 호감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은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회장은 지속해서 친밀하게 다가왔다. 참다 못한 여성이 단체 카톡방에 “회장은 스토커”라고 폭로했더니 회장은 여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여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은상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도내 한 봉사회 임원이던 A씨는 2021년 6월 봉사회 회원들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에서 회장 B씨를 가리켜 “스토커 혐의로 회장직 물러서야 한다”, “혼자인 여성들에게 추악한 행동을 한다” 등의 폭로글을 게시했다. 이에 회장 B씨는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씨는 이 일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게시글에 B씨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B씨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의 증거 조사 결과 B씨는 A씨의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A씨가 운영하는 가게에 수시로 찾아갔다. 또 B씨는 “저녁 같이 먹을까”, “이따 영화 보러가자. 자기하고 같이 보고 싶어”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러자 A씨는 “자기라고 하지 말고 혼자 봐라. 자기라고 한 번만 더 하면 인연 끊는다”며 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A씨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B씨는 ‘사랑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행복하세요’, ‘좋은 아침’ 등 글귀와 함께 배경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된 메시지를 여러 차례 일방적으로 발송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글을 쓴 목적에는 정신적 피해를 준 B씨를 비난하려는 목적도 포함됐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회원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며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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