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가 21대 총선 당시 공천 탈락의 위기에 처한 이성만 의원을 지원했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송 전 대표는 당초 공천 결과를 뒤집으면서 이 의원이 당선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앞서 2020년 2월 21일 민주당 21대 공천심사위원회는 당의 ‘여성 공천 방침’에 따라 인천 부평구갑 국회의원 후보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을 단수 공천했다. 이에 예비 후보였던 이 의원은 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이 의원이 운을 띄우자 그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송 전 대표를 주축으로 윤관석 등 지역 내 현역 의원 7명이 나서 재심 여론에 불을 지폈다. 이들은 현역 의원 긴급 회동을 열어 연판장을 돌리며 다시 경선을 치르도록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년 당시 공천재심위원회 위원장은 총선 직후 원내대표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터라 현역 의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결국 재심위가 인용됐고 경선에서는 이 의원이 승기를 잡았다. 단수 공천이 확정된 38개 지역구 중 결과가 뒤집힌 곳은 부평구갑이 유일했다.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이 의원의 국회 입성을 지원 사격한 것은 이듬해 치러진 2021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전 대표와 이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당선돼 인천시장·인천시의원으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201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전 대표와 전국 유세길을 함께하기도 했다. 당권 재도전을 노리는 송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보조를 맞출 측근이 원내에 있는 편이 유리했다. 이듬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후 윤 의원은 사무총장, 이 의원은 정책위상임부의장 등 주요 당직에 임명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 과정에서 측근을 밀어주는 무리한 계보 정치가 용인되다 보니 최근 일련의 사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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