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 구금된 美 WSJ 특파원 석방 거부해

체포된 게르시코비치 기자, 처음 법정에 모습 드러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18일(현지시간) 구금 후 처음으로 러시아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법원의 미결 구금 결정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법원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석방을 거부했다고 AP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법원은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미결 상태로 구금한데 대한 항소심에서 “구금이 유지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게르시코비치는 법원 결정 후 러시아어로 “모두 이해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후 기자들에게 “그는 투지가 있다. 운동을 하고 있고,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현재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감옥에 수감 중인 게르시코비치는 이날 체포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채 유리 철창 안에서 대기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말이 없었으나 미소를 짓는 모습도 포착됐다. 게르시코비치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활동 중 러시아 FSB에 간첩 혐의로 붙잡혀 구금됐고, 법원은 5월 29일까지 구금을 결정했다.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중형이 나올 수 있다.

이날 법원에는 린 트레이시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도 법원에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앞서 트레이시 대사는 이날 오전 레포르토보 교도소에서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면회했다면서 "그는 건강하며 강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죄수 교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재판이 마무리된 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석방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