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공약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이 도의회 상임위 심의에 들어가면서 도내 예술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제368회 임시회 기간인 21일 1차 상임위 회의에서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을 심의한다. 예술인 기회소득이란 도내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유효자 가운데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이하인 인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연 15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도내 약 1만1000여명의 예술인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도의회에 출석해 “문화예술인과 같이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을 못 받는 이들에게 일정기간 소득보전을 해주겠다”고 말해 기회소득 도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조례안 심의에 임하는 문체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측은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한 만큼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예술인 기회소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023년 본예산을 심의할 때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마무리하면 정책을 시행하도록 합의하고 문체위가 조례안을 발의한 것도 청신호다.
올해 본예산에 담긴 예술인 기회소득은 도비 66억원이다. 여기에 시·군비 66억원이 더해진다.
예술인들은 작지만 의미있는 시작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예술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투잡’을 뛰고 있다는 화성 거주 50대 조각가 김모씨는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예술가들은 형편이 더 어렵다”며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이)어려워지면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도 피폐해진다는 것과 같다. 기본소득 개념의 지원은 예술가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에 거주하는 목판화가 이윤엽(55)씨는 “적은 액수이긴 하다.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상징적으로 예술인에 대한 관심이어서 의미가 있다. 점점 더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감도 든다”고 말했다.
역시 안성에 거주하는 목판화가 류연복(65)씨는 "모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것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요새 작품이 팔리는 상황도 아니고, 작품 가지고 먹고사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좋은 제도”라고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류씨는 “기존 예술인 지원제도의 경우 형편이 어려워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입 생기면 지원대상에서 빠지고, 반면에 부모에게 지원받아 창작활동을 하면서 소득이 없으면 지원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점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양평군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이근세(50)씨는 “지원액수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지금 예술인들의 형편이 매우 어렵다"며 "환영한다. 다만 점진적으로 현실적인 수준으로 지원액수가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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