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최선의 골프를 하고 싶어요. 직전 대회 분위기를 이어서 이번에는 그 결과가 우승이면 좋겠어요.” 숨을 고를 법도 한데 스무 살 황유민은 곧장 다음 대회장으로 향했다. 제주에서 하와이로, 그리고 이번에는 경남 김해다.
황유민은 21일부터 김해 가야CC(파72)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 원)에 출전한다. 20일 대회장에서 만난 황유민은 이번 대회 출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우승이라고 말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온 답이었다.
황유민은 지난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직전 대회를 제주에서 치르고 정신없이 하와이로 향했는데도 존재감을 뽐냈다. 대회 첫날 평균 드라이버 샷 300야드를 날리며 눈길을 끈 황유민은 최종 공동 9위로 마감했다.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에서 가뿐히 톱 10에 든 것이다. 황유민은 “정말 얻은 것이 많은 대회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며 “결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샷에 어려움을 느꼈다. 대신 어떤 연습을 해야 되는지 깨닫고 왔다”고 말했다.
장거리 이동으로 피로가 쌓일 수 있지만 황유민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넥센 대회 출전도 이미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계획해둔 것이다. 황유민은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이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돌아봤다”며 “그런데 ‘뭔가 잘 맞을 것 같은 코스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샷하는데 마음이 편하고 수월하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수원CC와 비슷한 느낌이라 출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는 황유민이 첫 승을 노리기에 최적의 코스다. 대회가 열리는 가야CC 코스 길이는 6818야드로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코스 중 가장 길다. 페어웨이도 넓은 편이라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황유민은 올 시즌 KLPGA 투어 드라이브 샷 거리 1위(257.96야드)를 달리고 있다. 루키 황유민은 ‘가야 여왕’ 타이틀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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