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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문화 확산에 중점뒀던 국건위, 이젠 정책해법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서경이 만난 사람 - 권영걸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지방소멸·경제불균형 문제 등 현안들

'건축방법론'으로 풀어내고 대안 도출"





"지금까지의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건축문화 진흥과 확산에 중점을 뒀습니다. 이제는 국가와 사회의 과제들을 건축공간적 해법으로 풀어나가는 정책 싱크탱크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권영걸 국건위 위원장은 제7기 국건위의 비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가 밝힌 제7기 국건위의 슬로건은 ‘공원 같은 나라, 정원 같은 도시’다. 그는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삶의 공간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1~6기 국건위가 산업화 시대의 속도와 효율 중심의 ‘건설’ 패러다임을 ‘건축’ 패러다임으로 전환한 귀중한 여정이었다면 7기는 기후변화 대응,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문제, 사회경제적 격차와 불균형 문제, 국가 상징 공간 구축 같은 현안을 건축의 방법론으로 풀어내고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출범해 15년이 지난 국건위는 대통령 직속 기관임에도 활동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시민사회와의 소통도 필요한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축이든 디자인이든 변화가 있으려면 법은 물론이고 법을 만드는 사람, 건축가와 도시 설계자뿐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소비자인 국민도 바뀌어야 한다”며 “새로운 도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전환될 수 있게 소통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은 민관산학연에서 두루 쌓은 경륜에서 나온다. 세계 최초로 '공간디자인' 개념을 만든 디자이너로 불리는 그는 학계에 오랫동안 몸담아왔으며 그를 필요로 하는 외부의 손길에도 이끌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가 서울대 미대 학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당시 초선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삼고초려’해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을 맡게 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당시 그는 부시장으로 2년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200여 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권 위원장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론으로 연구만 하다 실무적으로 하게 되니 한강·산 등 큰 그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이후 3년간 초대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을 맡아 디자인 산업과 디자인 문화 육성을 통한 서울의 경쟁력 향상에 힘썼다. 2012년 학교로 돌아와 서울대 미술관장으로 일하던 중 2014년 ‘가구공룡’ 이케아의 상륙에 위기감을 느낀 한샘의 요청으로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맡기도 했다. 당시 인테리어 전문 기업이 정년을 앞둔 미대 교수를 영입한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반향이 컸다. 그는 3년 가까이 한샘의 디자인 혁신을 추진했다. 이후 계원예술대 총장으로 재직하다 2021년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다시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그가 펴낸 저서는 ‘신문명 디자인’ ‘나의 국가 디자인 전략’ ‘공공디자인행정론’ ‘공간디자인 16강’ 등 43권에 이른다.

/정리=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사진=오승현 기자 stor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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