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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게 떠 있던 빅뱅 태양, 어두운 밤 지나 다시 '초심'으로(종합) [SE★현장]

그룹 빅뱅 태양 /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가수 태양은 성실하게 뜨고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봤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하늘을 마주하는 것을 반복하는 노을이 아름답게 밤을 맞이하는 법을 안다고 여겼다.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길을 찾은 그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태양의 EP 앨범 ‘다운 투 얼스(Down to Earth)’ 발매 기념 미디어 청음회가 열렸다. 마치 태양의 작업실을 방문한 듯 DJ 부스와 피아노, 헤드셋, 마이크 등이 무대 위에 장식됐다.

혼자 무대에 선 태양은 ‘다운 투 얼스’에 대해 “지난 시간 동안 있었던 감정과 생각을 담아낸 앨범”이라고 담담하게 소개했다. 이어 “여러 어려운 일들이 많았는데 노을을 보면서 만든, 나의 시간들이 녹아있는 앨범이다. 이 시간까지 버티게 해준 분들과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서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새롭게 둥지를 튼 더블랙레이블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1월, 더블랙레이블과의 첫 곡이자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인 ‘바이브(VIBE)’를 발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과 협업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현재 1억뷰를 돌파했다. 태양은 “이 곡이 세상에 나오면서 앨범의 구성과 시기가 잡히게 됐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는데도 내가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게 된 특별한 곡”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바이브’를 시작으로 총 6개의 트랙이 담긴 EP 앨범이 완성됐다. 태양은 공백기에 적어둔 메모와 생각들을 모아 가사를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전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타이틀 ‘나의 마음에 (Seed)’ 역시 태양의 생각이 담긴 곡이다. 태양이 이전에 했던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장르는 태양의 음색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발라드다. 그는 “K팝이 글로벌하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내가 생각한 골든 에라(황금시대)는 80년대다. 팝스러우면서도 한국적인 감성이 잘 녹아있는 아름다운 한글로만 만든 곡”이라며 “그런 곡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고 했다.

태양의 설명처럼 ‘나의 마음에’는 노랫말이 쏙 박히는 노래다. 태양의 보컬과 가사가 어우러지며 뭉클함을 자아낸다. 흑백으로 된 뮤직비디오 역시 노래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에 태양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룹 블랙핑크 리사가 피처링한 ‘슝!’은 트렌디한 힙합 비트가 어우러진 R&B 장르의 곡이다. 태양이 군 전역 후 고민이 많은 시기에 더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들과 장난을 맞받아치다가 만들기 시작한 노래다. 그는 “‘내가 이렇게 음악을 재밌게 했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앨범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여자 래퍼가 피처링을 했으면 하고 퍼포먼스까지 함께하면 좋다는 생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리사와 함께하게 됐다”고 작업기를 밝혔다.

‘나는’은 70년대 소울 장르를 재해석한 곡으로 태양의 달달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는 “현재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생각과 질문들, 사랑이 나에게 주어준 많은 깨달음을 곡에 담았다”고 했다.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은 70~80년대 소울 펑키가 가미된 곡으로, 군 시절 만난 래퍼 빈지노가 피처링했다.

마지막 트랙 '나이트폴(Nightfall)’은 신스팝 기반의 곡이다. 앨범 콘셉트인 노을에 대한 이야기다. 래퍼 브라이언 체이스의 랩이 곡의 분위기를 배가한다.



태양에게 노을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태양이라는 아티스트명을 지을 때부터 의미 있는 존재였지만, 특히 공백기 동안 위로가 됐다. 노을에 본인을 투영하고 어려운 시기를 아름답게 이겨내보자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그는 “예전에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의미가 퇴색될까 봐 걱정했다. 지난 시간으로 인해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되돌려진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하는 겸손함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동안 팬, 빅뱅과의 관계를 나무로 표현했다며 “지나왔던 나의 시간들을 하나의 건강한 나무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같이 만들었던 추억들이 아름다운 꽃이 돼 피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열매가 되기도 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앨범이 작은 씨앗이 돼 다시 한번 건강한 나무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새로운 아침이자 시작”이라고 새 앨범을 정의했다.

그의 목표는 높은 성적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이다. 그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내 음악으로 위로하고 싶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앞으로 나올 앨범에 대한 비전이 생겼다. 조금 더 빨리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한편 태양의 ‘다운 투 얼스’는 2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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