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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만지고 뛰고 만들고…"얘들아 미술관 가자"

어린이날 맞춘 기획전 풍성

북서울시립미술관 내달부터

'서도호와 아이들' 다시 전시

부산현대 '포스트모던…' 2부

헬로우뮤지움 '예술은 물' 기획


하얀 방에 알록달록한 대형 조형물. 멀리서 보면 기괴한 우주선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와’ 하고 탄성이 나온다. 이 조형물은 점토로 빚은 수많은 작품이 쌓이고 쌓여 이뤄진 ‘합작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서울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서도호와 아이들: 아트랜드’ 전시의 일부다. 관람객은 전시관에서 직접 고른 다양한 색의 점토를 받아 자리에 앉아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대형 우주선처럼 생긴 조형물에 얹는다. 언뜻 초등학교 미술시간처럼 느껴지는 이 작업에 참여한 인파는 8개월 여간 12만 명. 어린이 대상 전시에서 보기 드문 흥행이다.





북서울시립미술관에서 큰 인기를 끈 ‘서도호와 아이들:아트랜드’ 전시가 5월부터 같은 미술관에서 다시 열린다. 미술관 측은 “현재 장소와 규모 등을 두고 기획 중이며 5월 중 전시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서울시립미술관은 미술관의 3개 층을 수직으로 개방해 천장고가 17미터(m)에 달하는 열린 공간을 ‘어린이 갤러리’로 조성해 시즌별로 어린이를 위한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국립미술관이나 박물관, 갤러리 등이 어린이 대상 전시를 기획할 때 주로 고미술 작품이나 교과서에 등장하는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과 달리 북서울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는 성인도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서도호와 아트랜드’ 전시 이후 4월부터 어린이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터치미텔(TouchMe Tell)'도 어린이의 참여로 이뤄지는 현대미술 작품이다. ‘터치미텔’은 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네덜란드 대표 작가인 멜라니 보나요의 작품으로 6~8세 어린이들과 작가가 커다란 은은한 색의 쿠션에서 뛰고 눕는 다양한 활동을 한 후 이를 영상에 담는 참여 전시다. 미술관은 어린이와 부모들이 작품의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어린이 워크북을 연령대에 맞춰 제공하고 , 프로덕션 과정에서 기초가 된 활동을 바탕으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및 도슨트도 운영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미술관의 이런 서비스는가 최근 현대미술에 관심이 높아진 ‘3040세대 부모’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져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낟.



지난 23일 막을 내린 부산현대미술관의 ‘포스트모던어린이’ 역시 현대미술과 어린이가 만나 흥행한 대표 사례다. 5년 차 신생미술관인 이 곳은 백남준 드로잉, 양혜규 설치작품 등 어려운 현대미술 전시로 총 13만9000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어린이가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표현으로 작품을 설명하고, 토요일마다 어린이 전용 도슨트를 마련한 ‘친절함’이 통한 셈이다.

이처럼 젊은 부모세대의 손을 잡고 현대미술 전시장을 찾는 어린이들이 늘어나자 전시 기관들도 어린이날에 맞춰 다양한 기획 전시를 마련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연휴인 5~7일에 맞춰 ‘포스트모던어린이’ 2부 전시를 준비 중이다. 조각 활용극 ‘하얀 빛의 실오라기와 하늘사자’는 음악가 김도언이 제작한 사운드에 맞춰 조각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극 형식의 공연이다.

‘어린이 전문 미술관’을 표방하는 ‘헬로우 뮤지움’은 미술평론가이자 전위예술가인 윤진섭과 함께 어린이날 연휴 기간 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예술은 심심한 물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어린이’와 ‘전위예술’이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만나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자갈, 색지, 나뭇가지로 작은 마차를 만들고 마차를 끌고 다니며 ‘예술은 어린아이가 숨쉬듯 장난치는 놀이와 다름없다’는 개념을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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