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가능한 한국 시장에 미국의 샌즈그룹·MGM리조트가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카지노 분야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닙니다.”
서원석(사진) 경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의 카지노 산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서 교수는 올 2월 설립된 한국카지노관광학회에서 학계 회장을 맡는 등 카지노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힌다.
서 교수는 한국의 카지노 시장이 싱가포르, 필리핀 마닐라, 마카오 등과 비교해 작은 규모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모든 카지노 사업장에 내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샌즈그룹이 서울 잠실 또는 부산에 5조~10조 원 규모의 제2 마리나베이샌즈 건립을 추진했다가 포기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9년 일본 최초의 카지노가 오사카에 문을 열 경우 국내 카지노 산업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는 “일본의 카지노 시장 자체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의 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자 입장에서는 (카지노를 이용하는) 일본인 고객층이 더 확장될 수 있다”면서 “일본은 일본인도 들어가는 카지노로 시장 규모가 커 카지노 산업 전체로 보면 더 발전하는 반면 한국은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내국인들도 강원랜드에 가느니 오사카로 가서 카지노를 출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내국인 측면에서) 일본 오사카의 카지노는 우리나라에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로 강원랜드가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한국이 카지노 산업에 주목하는 것은 카지노 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카지노 산업이 카지노 외에 쇼핑·레스토랑·컨벤션센터·아레나 등이 다 포함된다”며 “이 자체가 관광객에게 줄 수 있는 매력인 데다 일자리 창출, 세수 확보 효과가 커 많은 국가가 카지노 산업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에서 카지노가 가진 ‘도박’ ‘사행 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다.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번번이 가로막히는 원인으로 이 같은 사회적 여론이 손꼽힌다. 그가 지금 당장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서 교수는 “카지노 업계가 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내는데 이 기금은 관광 분야에만 사용하게 돼 있다”며 “카지노에서 번 돈을 사회적 약자, 복지 등에 사용해 카지노 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카지노 업계 역시 K컬처 등 한국 문화를 카지노 산업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규모의 경쟁에서는 다른 나라에 밀리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K컬처를 이용한 문화 마케팅을 하면 가능성이 있다”며 “GKL 등 업계도 신사업, 해외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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