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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계주교회의 사상 최초 여성에 투표권

男10명→男 성직자 5·수녀 5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에 균열"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수요 일반 알현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10월 열리는 전 세계 주교 대표자 회의체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Synod·시노드)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을 개방했다고 AP통신 등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교황청이 이날 발표한 새로운 규정을 보면 10월 4~29일 열리는 시노드에서는 수도회 대표 구성을 기존 남성 10명에서 남성 성직자 5명과 수녀 5명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한 사제·수녀·부제 등으로 구성되는 비(非)주교 신도 70명에게 투표권을 추가로 부여하고 그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기로 했다. 비주교 신도는 주교회의 전국위원회가 추천한 140명 중 교황이 고르며 교황청은 추천자 중에 젊은 층을 포함하도록 격려한다는 계획이다. 올 10월 시노드에서는 신도들의 적극적인 교회 참여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성소수자(LGBTQ)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노드는 교리, 규율, 전례 문제 등을 토의하는 회의체로 투표를 거쳐 건의안을 만들어 교황에게 제출하는 자문기관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시노드에 여성은 참관인으로만 참여했을 뿐 투표권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떨어진 위계질서 아래 자행되는 권력 남용을 문제점으로 지적해왔고 ‘교회 민주화’ 작업의 일환으로 시노드에 여성 투표권을 개방하게 된 것이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시노드에 통상 300여 명이 참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들의 투표권은 전체의 10% 수준에 머문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에 대해 케이트 맥엘위 여성안수회의(WOC) 상임이사는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여성의 승진을 막는 종교적 장벽)에 중요한 금을 낸 발전”이라고 환영했다.

시노드 의장인 장클로드 홀레리히 추기경은 “중요한 변화다. 교회와 관련해 새로운 논의와 의사 결정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반면 보수 성향의 신도들은 시노드를 평가절하하며 새로운 규정을 “진보적 이념을 교회에 침투시키려는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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