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화려한 불전(부처를 모신 집)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전남 강진의 백련사 대웅보전(大雄寶殿)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강진 백련사 대웅보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7일 예고했다.
백련사는 고려 말 원묘국사 요세(1163∼1245년)와 관련이 깊은 사찰이다. 불교의 혁신 운동인 결사(結社)가 이뤄지며 조선 시대에도 많은 승려가 수행했다고 전한다.
요세는 이곳에서 백련결사문을 주도해 신앙 결사 운동의 이론적 측면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련사 승려들은 조선 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년)과 협업해 사찰 관련 기록인 ‘만덕사지’를 편찬하기도 했다.
절의 중심 불전인 대웅보전은 1760년 화재가 발생한 이후 1762년에 중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된 단층 형태이며 전후좌우 네 면에 지붕이 있고 용마루 부분이 삼각형 모양을 이루는 팔작지붕으로 돼 있다.
대웅보전은 세부 기법이나 장식이 화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전통 목조 건축에서 처마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 상부에 짜 맞춰 올린 공포의 형식이나 부재에 다양한 무늬를 새겨서 장식하는 초각(草刻) 등 기법이 화려하다”고 설명했다.
기둥 위쪽에는 용머리 조각이, 천장 위쪽에는 용머리 장식 등이 각각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또 실내공간에는 여러 마리의 용과 봉황 장식이 있어 18세기 이후 불전 건축에 장식이 더해지는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사찰 건축과 관련한 기록이 풍부해 학술 가치도 크다고 봤다. 법당을 중수하면서 남긴 기록인 ‘만덕산백련사대법당중수기’, 사찰 기록인 ‘만덕사지’ 등을 보면 대웅보전을 어떻게 손질하고 고쳤는지, 또 당시 참여한 장인이 누구였는지 계보와 교류 관계 등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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