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오만만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마셜제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미국 해군이 밝혔다. 이란 해군은 해당 유조선이 이란 선박과 충돌 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 측은 이란 정부에 석방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A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 5함대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1시 15분께 마셜제도 국기를 단 유조선 어드밴티지 스위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나포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유조선이 나포되는 과정에서 조난 신호를 보내왔다”며 “이란의 행위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측은 어드밴티지 스위트호에 대한 나포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유조선이 이란 선박과 충돌 후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해군은 “마셜제도 국적의 유조선이 오만만에서 이란 선박과 충돌한 후 도주를 시도해 이란 해군이 나포했다”며 “충돌로 인해 이란 선원 2명이 실종됐으며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해당 유조선은 미국 석유기업 쉐브론이 계약한 수에즈맥스 유조선으로, 쿠웨이트에 마지막으로 정박했다. 해당 유조선은 난포될 당시 쿠웨이트를 떠나 미국 휴스턴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쉐브론 측은 어드밴티지 스위트호와 관련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선박 조종사와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선박이 나포된 곳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지는 오만만 공해상으로 미국 군함과 이란 함정의 군사적 마찰이 빈번히 발생해왔다. 미 해군 측은 “이란은 지난 2년간 5회 이상 상업용 선박을 불법적으로 나포했다”며 “이란이 지역 해역에서 선박의 항해권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해양 안보와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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