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찔러 봤다”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친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 김진하 이인수)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A(27)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고교 동창 B씨와 술을 마시다 그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와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중학교 때 흉기로 사람을 찔러 봤다”고 주장했으나 B씨는 이를 믿지 않았다. 화가 난 A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자신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 “내 말이 장난 같냐”며 B씨의 목을 흉기로 그었다.
이로 인해 B씨는 목 부분이 21㎝가량 찢어졌으나 119 구급대원의 응급조치 덕에 생명에는 문제가 없었다.
검찰은 A씨가 B씨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로 찌른 것으로 판단,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특수상해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10년지기 친구로 한 달에도 2~3회 만날 정도로 친밀한 사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신 후 사소한 시비로 발생한 우발적·충동적 사건”이라며 살해 동기가 없다고 봤다.
또 A씨가 범행 당시 B씨의 목을 찌른 것은 1회에 불과했다며, 살해를 결심했다면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렀을 것이라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사건 이후 두 사람이 나눈 대화에도 주목했다. B씨는 병원 호송 후 A씨에게 “대화 좀 하자”고 먼저 문자를 보냈고, A씨는 “미안해”라고 답했다. B씨가 “취해서 그런 거잖아. 얼굴 안 그은 게 어디야. 좋게 처리됐으면 좋겠어. 안 죽었잖아”라고 하자, A씨는 “살아서 고맙다”고 대답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살해 위협을 느낀 피해자에게서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했다. 그러나 2심도 원심 판단에 무리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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