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3개 면적에 달하는 새만금 부지. 지난 27일 서울경제가 방문한 이곳은 오는 8월 열릴 대규모 청소년 행사 ‘2023 세계잼버리’를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153개국에서 한국을 찾아온 4만 3000여 명의 인원이 야영을 하게 되는 만큼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수준의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잼버리는 4년마다 개최되는 전세계적 야영대회로, 1920년 제1회 런던대회에서 시작해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 최대의 청소년 축제로 자리잡았다. 새만금 잼버리는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 이후 31년 만에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된다.
오는 8월 1~12일 12일 간 드넓은 새만금 부지에서 만 14~17세 스카우트 청소년과 지도자 등이 텐트를 치고 숙박, 식사, 단체활동, 문화체험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새만금에 인접한 전북 부안군의 전체 인구가 올해 3월 기준 5만 122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하나의 새로운 도시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번 세계잼버리의 총 사업비는 1082억 원에 달한다.
오는 8월 6일 ‘문화 교류의 날’에는 K-POP 행사도 열린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전북도 내 14개 시군과 연계해 우리나라의 자연, 전통,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이전 세계잼버리와는 차별성을 뒀다. 정서용 새만금 조직위 특별활동프로그램팀장은 “K-POP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은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과 접목해 성공적인 잼버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조경식 새만금잼버리조직위원회 행사운영본부장은 지난 27일 새만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면적은 270만 평에 달하고 맨 왼 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는 5km에 달한다”면서 “영지 내에 도로가 마련됐고 순환버스와 자전거를 통해 이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잼버리 영지에는 2만 2000여 동의 텐트가 설치되며 이들의 생활을 위해 상·하수도, 임시하수처리장 등 기반시설과 화장실·샤워시설 등 야영 편의를 위한 상부시설도 설치된다. 한국전력공사와 협의해 PC와 냉장시설 이용을 위한 전력 공급도 이뤄질 예정이다.
삼각형 모양의 ‘델타 지역’에는 ‘잼버리 병원’과 종합상황실 등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한 시설이 들어올 예정이다. 병원과 상황실이 구축될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는 현재 공정률 75%로 오는 5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센터는 세계잼버리 이후 청소년 수련시설로 사용된다.
잼버리가 열리는 8월이 폭염과 폭우가 잦은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폭염대피소 7개소를 지정완료했고, 영지 내에는 7.4km에 달하는 덩굴터널이 조성된다. 덩굴터널은 식물 덩굴이 인공 터널 철제 구조물을 타고 올라가 그늘을 형성하도록 한 시설물이다. 조 본부장은 “새만금이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바람이 살살 불어오기 때문에 그늘만 조성이 돼도 시원함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널 밑에는 안개 분사 시설이 설치되며, 영지에는 그늘 조성을 위한 텐트도 별도로 지어진다.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5만 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실내구호소 341개소가 지정 완료됐다. 폭우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배수로가 만들어졌고, 기계를 상주 시켜 어마어마한 비가 내리는 최악의 경우 배수로를 즉시 내줄 수 있게 한다.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잼버리 기간 새만금 호수의 수위를 평상시보다 50cm가량 낮춰 더욱 원활한 배수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행사장 내 완충 공간을 확보하고 경찰과 소방 인력을 활용하는 등 다중인파관리대책도 마련했다. 특히 ‘문화 교류의 날’인 8월 6일 K팝 행사가 열리는 대집회장에 밀집된 인원이 숙소로 돌아갈 때 인파의 이동이 분산될 수 있게 별도의 부교를 설치한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여가부와 조직위는 이번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를 가장 안전하면서도 동시에 청소년들이 꿈을 키우고 한국을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모든 관계부처와 협력해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잼버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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