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년 초부터 디시 울갤(우울증갤러리)은 유입이 없어 다 고여서 죽어가고 있던 곳이고 전부 트위터로 유출된 지 오래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가 미성년자 대상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트위터에서도 꾸준히 미성년자 대상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갤러리’와 유사하게 온라인을 통해 접근한 후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만나 범죄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트위터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와 만난 한 제보자는 “이쪽 애들 자주 쓰는 해시태그 걸고 정보 구하는 게 빠를 것”이라며 트위터에서 사용되는 우울증 관련 해시태그 키워드를 전했다. 실제 트위터에 들어가 제보자가 전한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 자해 경험, 성별, 나이, 음주와 흡연 여부 등의 정보를 담은 자기 소개서를 게시하고 트위터 친구를 구하는 다수의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자해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게시물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러한 게시물을 올린 트위터 사용자들이 범죄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이 제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접근해 결국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른바 ‘그루밍성범죄’가 ‘우울증갤러리’를 포함한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루밍성범죄’는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제보자는 “얼마 전에도 그쪽 판에서 성인미자(성인과 미성년자) 성추행 공론화도 심심치 않게 떴다”며 트위터를 통해 이뤄지는 오프라인 범죄에 대해 털어놨다.
2019년 발생한 ‘N번방사건’도 트위터에서 ‘#섹트’, ‘#일탈계‘ 등 키워드를 달고 게시 된 여성의 신체 노출사진과 개인정보를 수집해 범죄 대상을 물색하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한 사건을 정리한 게시물에는 “피해자 등 트위터 지인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후 술을 마시고 성폭력, 폭행, 협박 등을 저지름”이라며 “(가해자는)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는 것이 주요 수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폭행·자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트위터 상에서 만연해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6일 강남의 한 빌딩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실시간 방송을 켜놓은 채 투신한 10대의 영상을 사고파는 게시글이 올라오는 것은 물론, 고인을 모욕하는 댓글들이 수없이 달리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박한선 자살예방협회 기획위원장은 “극단 선택 등에 대한 위험한 영상이 청소년이 많이 보는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부정적인 경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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