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포화지방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 건강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스크림에 함유된 칼슘과 같은 성분이 당뇨병 환자의 심장질환 위험을 낮춰준다는 것인데 이를 놓고 미국 학계가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란틱’은 하루에 아이스크림 반 컵(약 64g)을 섭취하면 당뇨병 환자들의 심장질환 위험성을 낮춰준다는 내용의 2018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를 최근 언급했다. 해당 연구는 5년 전에 진행됐지만 이미 미국 학계 일각에서는 20년 전부터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매체는 2002년 하버드대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 조교수였던 마크 페레이라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 연구팀은 아이스크림이나 푸딩과 같은 유제품 디저트가 우유보다도 당뇨병 환자에게서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미국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유제품 기반 디저트가 우유보다 인슐린 저항성 증후군 발병 위험을 2.5배 줄이는 효과를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다만 아이스크림이 건강상에 이점을 준다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았다. 대신 무당 요거트 등 다른 발효 유제품의 건강상 이점에 더 집중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디 애틀란틱은 “아이스크림이 인체의 신진대사를 보호할 수 있을까”라며 “여전히 미친 소리(Bonker)처럼 들리지만, 그런데도 몇 가지 유리한 점은 있다. 아이스크림의 혈당 지수는 현미보다도 낮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과거 연구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 과학계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존 포드 영국 퀸메리대 임상강사는 “공중보건 전문가로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섣불리 아이스크림 섭취를 늘리라고 권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조사 대상자들의 생활습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보다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두앤 멜러 영국 애스턴의대 강사는 “음식물 섭취의 장점을 살피는 연구는 보통 설문지를 통해 실시된다”며 “이런 조사 과정에선 전체 생활습관에 대한 분석이 간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스크림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놓고서는 “칼슘과 같은 유익한 영양소가 작용할 수 있지만 아이스크림이 함유한 설탕과 높은 칼로리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아이스크림을 건강식품으로 여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기호식품으로 소량만 즐길 것을 권유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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