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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퍼스트리퍼블릭 매각 초읽기…JP모건 구원투수 나서나

1분기만 예금 1000억弗 인출

시장 신뢰 잃어 회생불가 판단

연준 "은행위기·감독실패 인정"

JP·PNC 등 인수 후보로 거론

2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점포 앞에 보안 요원이 배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흔들리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은행들의 유동성 지원에 힘입어 위기를 넘기는 듯했던 이 은행은 최근 실적보고서에서 처참한 예금 성적표를 공개하며 회생 불가 진단을 받았다. 결국 금융 당국이 매각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날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가운데 JP모건·PNC파이낸셜·시티즌스파이낸셜 등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다른 대형 은행에 곧바로 인수될 경우 25만 달러 이상의 무보험예금 보장에 금융 당국이 나서지 않아도 되며 300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권 공동예금 문제도 천천히 풀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인수 협상이 좌초되면 FDIC가 이 은행을 당분간 소유해야 하고 무보험예금 문제 해소를 위해 SVB 사태 때처럼 ‘시스템적 위험 예외 조치(무보험 예금 전액 보장)’를 취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





잠잠한 듯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의 위기가 재차 불거진 것은 24일 발표된 1분기 실적보고서 때문이다. 당시 퍼스트리퍼블릭은 예금 보유액이 1045억 달러로 전년 말보다 720억 달러(40.8%)나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지원받은 300억 달러가 포함돼 실제 감소액은 1000억 달러를 넘는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 확인되자 주가는 이틀간 60% 넘게 빠졌고 백악관에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다만 퍼스트리퍼블릭의 매각 가능성은 SVB 파산 사태 당시와 달리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빗뱅킹에 주력해온 강점이 있는 데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은행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이 은행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대형 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지원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퍼스트리퍼블릭은) 1985년 설립 이래 매년 수익을 냈고 수익성 높은 자산 관리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퍼스트리퍼블릭 위기의 도화선이 된 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연준의 감독 실패와 해당 은행의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고 28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 보고서는 “연준은 SVB의 자산 규모가 2019∼2021년 2배 이상 증가하는 와중에 지배구조, 유동성, 금리 리스크 관리에서 중대한 결함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연준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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