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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대선 ‘친미·친대만’ 페냐 당선

우파 집권당 후보로 43% 득표

좌파 알레그레에 15%P차 대승

중남미 '핑크타이드 물결' 제동

산티아고 페냐(가운데)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30일(현지 시간) 당선을 확정한 뒤 수도 아순시온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대리전 양상으로 관심을 받은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 미국·대만’ 우파 성향의 산티아고 페냐(44) 집권당 후보가 승리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4월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페냐 후보는 개표율 99.89% 기준 42.74%의 득표율로 27.48%를 얻은 중도좌파 성향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를 예상 밖으로 크게 따돌렸다. 페냐 당선인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 “콜로라도당의 위대한 승리”라며 “여러분과 함께 조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친중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막판 야권 대분열 위기로 결국 패배했다. 알레그레의 득표율은 2018년 대선 출마 당시의 득표율(43.04%)도 크게 밑돌았다.



이번 선거는 경제, 부정부패, 대만에 대한 입장 등이 주요 화두였다. 파라과이는 대만과 수교한 전 세계 13개국 중 하나다.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는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음으로써 대두·쇠고기 등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제품 판매가 막혀 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페냐 당선인은 대만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페냐의 당선으로 수십 년간 파라과이 정계를 주름잡으며 ‘영원한 여당’으로 자리 잡은 콜로라도당은 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콜로라도당은 1947년 이후 딱 4년(2008∼2012년)을 제외한 71년간 대권을 지켜왔다. 중간에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은 중도 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71)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조차 당시 기득권층의 주도로 중도에 탄핵돼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경제통’으로 평가되는 페냐 당선인은 경제 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기업 친화 분위기 조성 등 그간의 여당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및 대만과의 연대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페냐 당선인은 올해 1월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역설했다.

페냐의 당선은 남미에 부는 좌파 물결(핑크타이드) 속에서 우파 정권이 명맥을 유지했다는 의미도 있다. 현재 남미 13개국 중 우파가 집권한 곳은 파라과이와 에콰도르·우루과이 등 3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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