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일 일본 헌법기념일을 맞아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조기에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개헌, 나아가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대 의견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보도된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리는 “(총재 임기 중 개헌 실현에 대한) 강한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최대한 빨리 국민이 선택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인 내년 9월 말까지 개헌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개헌 절차상 의회에서 양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하는 만큼 개헌 논의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북한·러시아·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자위대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어 헌법에 (자위대를) 확실히 규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전력 비보유와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긴급사태 조항 신설, 선거구 합구 해소, 교육환경 개혁을 개헌의 주요 과제로 내걸고 의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언론이 헌법기념일에 맞춰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개헌 찬성이 반대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3~4월 전국 유권자 19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찬성은 52%로 반대(37%)를 웃돌았고 헌법 9조 개정에 찬성하는 의견도 37%로 2013년(3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요미우리신문·교도통신 조사에서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61%, 7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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