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됐지만 어린이들은 쉽사리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어린이들은 마스크 뒤에 표정을 숨기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과 서울지부 초등위원회는 전국 초등학생 4~6학년 17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0.2%가 학교에서 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난달 15~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응답한 초등학생의 절반 이상(53.0%)은 마스크를 쓰는 가장 큰 이유로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다’고 꼽았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19.5%)거나 ‘내 얼굴을 친구들이 보는 게 불편하다’(10.9%)고 답한 어린이도 있었다. ‘코로나에 걸릴까봐 두려워서’는 10.9%에 그쳤다.
전교조는 “코로나 시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어린이들이 ‘마스크 뒤에 숨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원격 수업 장기화로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기 어려워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유아기를 보낸 저학년의 경우 상대의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아동들의 사회성 발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들은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갈등 상황에서 ‘그냥 참는다’(24.4%), ‘말하지 않는다’(10.5%) 등 회피형 행동을 한 경우는 34.9%로, ‘대화를 시도한다’(29.5%)는 응답보다 많았다.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으로 교사를 택한 어린이는 2.2%에 불과해,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길어지면서 교사와 관계 맺기가 어려웠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기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서 친구들과 직접 만나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은 늘어났다.
초등학생들은 코로나 기간 ‘게임 하는 시간’(38.1%), ‘유튜브 등 영상 보는 시간’(34.8%), ‘학원 가는 시간’(24.3%)이 늘었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들과 노는 시간’(50.8%), ‘책 읽는 시간’(33.2%), ‘음악·미술·운동하는 시간’(26.7%) 등은 줄었다.
전교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학생들은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 회복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와 업무 정상화를 통한 학생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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