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치러진 2022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유출 사건과 별개로 2019년, 2021년 성적이 추가 유출 된 것이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유출 사건의 빌미가 된 교육청 학력평가 온라인시스템(지셋·GSAT)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운영한데다 2021년에는 개인정보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 안전조치 의무소홀을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임태희 교육감은 4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적 유출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조사에서 2019년, 2021년, 2022년에 실시한 학력평가 응시 학생의 성적자료가 추가 유출된 것이 확인됐다. 유출된 자료의 온라인 유포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매년 4월과 11월 두 차례 치러지는 시험에 각 30만 명 안팎의 응시자가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유출 규모가 300만 명에 육박하는 290여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임 교육감은 이에 대해 “학생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교육청에서 오히려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교육청 학력평가 온라인시스템(지셋.GSAT)의 문제점도 인정하고 즉각 폐쇄했다.
지셋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성적업로드 등이 지연되는 문제점에 따라 업무신속성을 명분으로 도교육청이 제안해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유출사고가 확인되면서 지셋이 화근을 불러일으킨 셈이 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도교육청이 2021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 소홀을 이유로 지적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도육청 정보보안 관계자는 “이번 유출사태와 관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미 위원회에)미비점을 개선해 보고했다”고 밝혔지만 지셋에 문제점이 있음은 인정했다.
임 교육감도 지적 받은 사항에 대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초 유포자의 경우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육감은 “수사기관에 직접 문의했는데 인터넷상에서 자료 유출은 최초 원천자를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뛰어간다면, 문제 일으킨 사람들은 날아간다. 애로가 있다. 최초 자료 빼낸 사람들을 찾는데 고충이 있다"고 토로했다.
임 교육감은 성적유출 피해자들의 예고된 소송과 관련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와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온라인 유포 등 2차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장기 방안으로 일관된 보안정책을 공통 적용해 안전하게 정보를 보관·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은 2022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린 6명을 검거해 유포 경위 등을 추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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