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일 “노동자를 죽이는 부정한 권력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 정부가 노동자 탄압으로 고(故)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부장을 결국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주장이다.
민노총은 이날 서울 용산구 삼각지대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양 3지부장의 죽음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특히 건설노조의 활동으로 중간착취·임금체불·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건설현장이 만들어졌다는 검을 강조하며 자신들을 비리·폭력 노조로 마녀사냥하는 윤석열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000명이 참석했다. 양 3지부장은 지난 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 출석하기 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스스로 불을 붙였다. 양 3지부장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일 숨졌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마련됐으며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양회동 동지가 스스로 분신한 다음 날에도 동지들이 구속되고 건설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며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을 통해 노동자가 노가다와 막장이 아니라 노동자로 살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이를 불법과 비리로 매도해 파렴치한 범죄자로 내몬 윤석열 정부가 양 동지를 죽였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제 인내의 시간은 끝이 났다”며 “노동자를 죽이고 물가폭등과 전세 사기로 서민을 죽인 비정한 정권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민주노총 건설노조 13개 지부가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1000여 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이 가운데 15명이 구속됐다.
김현웅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사무국장도 “고 양회동 열사는 ‘내 몸 하나 불사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지나가는 이야기로 여겼다"며 “이제는 정치가 답하고 노조 활동가들이 함께 답할 때”라며 소리 높였다.
한편 민주노총 건설노조 결의대회가 개최된 장소와 불과 50m 남짓 떨어진 지점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건설노조 해체”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벌여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