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실패로 판명난 ‘포용 성장’을 또다시 들고나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중산층을 넓혀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경제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의 포용적 성장”이라며 포용적 성장 기조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감세 정책과 긴축 재정 정책부터 폐기하기 바란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연초에 내놓았던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7조 2000억 원의 물가 지원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말로는 ‘경제 정당’을 부르짖으면서 퍼주기 정책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에 이어 ‘포용적 성장’을 내세워 선심 정책을 남발해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2017년 660조 원이었던 국가 채무는 포퓰리즘 정책 남발로 5년 사이 400조 원 넘게 급증해 지난해 1067조 원에 달했다. 이런데도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국회를 장악한 채 연일 사탕발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거대 야당은 연간 1조 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해 남는 쌀을 사들이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투표에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또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 특별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 국민에게 연간 100만 원 이상 지급하는 기본소득뿐 아니라 모든 성인이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본금융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라 곳간을 더 엄격히 관리해도 부족할 판에 선거 표심을 의식해 미래 세대에 무거운 나랏빚을 안기겠다는 발상들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 준칙 입법화는 거부하고 있다. 더욱이 올 들어 3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조 원 줄어 세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과도한 복지가 나라의 부를 갉아먹고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면서 방만한 재정 지출 줄이기에 나섰다. 민주당도 집권 당시의 정책 오류를 반성하고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 확충과 전략산업 지원 등을 위한 경제 살리기 입법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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