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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중동판 쿼드





2021년 10월 18일 미국·아랍에미리트(UAE)·이스라엘·인도 등 4개국 외무장관들이 화상을 통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네 나라 간 협력 확대 방안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이듬해 7월 중동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야이르 라피드 당시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화상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연결했다. 이 정상들은 ‘경제협력국제포럼’이라는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데 합의하고 에너지·보건의료·식량안보 등 6개 협력 의제를 채택했다.

미국 언론 등 외신들은 이 협의체의 지정학적 민감성에 주목하면서 공식 명칭과는 별개의 다양한 별칭을 쏟아냈다. 많은 미디어가 미국·호주·일본·인도 등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에 비유해 ‘중동판 쿼드’라고 불렀다. 참여국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한 ‘I2U2’, ‘인도태평양 전략’을 빗댄 ‘인도·아브라함 연대’ 등으로도 명명했다. ‘중동판 쿼드’의 기본 틀은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UAE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며 체결한 ‘아브라함 협정’이다. 여기에 이스라엘·UAE와 모두 유대 관계가 깊은 인도가 동참하면서 협의체가 완성됐다. 인도는 2017년 모디 총리가 인도 총리로서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대(對)이스라엘 협력을 확대해왔다.



미국이 철도망으로 아랍 국가들을 연결하고 항로로 인도를 잇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중동판 쿼드’ 참여국 등과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6일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인도·UAE는 물론 사우디 정부 인사를 잇따라 만났다고 한다. 신냉전·블록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UAE가 한 울타리에서 연대하는 ‘중동판 쿼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서로의 국익이 합치하면 얼굴을 붉혔던 나라들도 동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큰 틀에서 가치 동맹을 지향하면서도 국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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