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시스템을 연결해 관련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셔틀 외교’로 양국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한미일 간 군사 공조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에서는 3국의 군사적 밀착을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날 요미우리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시스템을 미국을 경유해 연결, 한미일 간 관련 정보를 즉시 공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미일은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3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해당 방안에 대략적으로 합의 후 조기 운용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 자위대와 주일미군이 각각 사용하는 레이더 등 지휘통제시스템에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통해 접속하는 방식으로 한미일이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안이 유력하다. 동맹 관계가 아닌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시스템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양측 모두의 동맹국인 미국을 경유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법적 틀로는 2014년 체결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을 활용한다. 요미우리는 “이 경우 이지스함과 지상 레이더로 탐지·추적한 미사일의 행적을 한일이 즉시 공유하면서 북한에 대한 대응력과 억지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일 간 군사적 밀착이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 중국군 기관지는 이러한 상황을 엄중히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에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소속 연구원 두 명은 “한미일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유사한 3자 간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3국이 통합적인 동맹을 맺는다면 동북아시아에 블록 대결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역내 더 많은 충돌과 긴장을 이끌고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이번 경고는 한미일이 4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하고 이어 한일이 미국에 자극을 받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해방군보가 미국이 연내 다른 국가들과 군사 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고도의 경계’를 촉구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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