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익사업을 내걸고 지난달 개점한 ‘평산책방’이 당초 사업 소개와 달리, 재단법인 명의가 아닌 문 전 대통령 개인 사업자 명의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점 운영 수익이 ‘공익재단’이 아닌 ‘개인 문재인’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논란이 일자 문 전 대통령 측은 재단법인의 행정 처리가 지연돼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9일 정치권 및 평산책방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책방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이 운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개점 인사 글에서 “책방 운영은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맡는다”며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이 남으면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책방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평산책방의 사업자 등록번호는 ‘520-○○-○○○○○’로 대표자 이름은 ‘안도현’으로 나온다.
그러나 일부 평산책방 방문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영수증 인증샷’ 속에 적힌 사업자 정보는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번호는 ‘448-△△-△△△△△’이고, 대표자 이름은 ‘문재인’이다. 두 사업자의 사업장 주소지는 동일하다.
김경율 회계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적 판매 수익을 재단에 귀속시켜 공익사업에 쓴다고 해놓고서 버젓이 같은 장소에 같은 이름의 개인사업자 명의로 책을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산세무서는 뭘 보고, 17평 단층 건물에 재단법인과 개인사업자 2개 사업자등록을 내줬을까”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에는 두 개의 사업자가 존재할 수 없다.
또 다른 글에서 김 회계사는 “종전 서적 판매 수익이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금은 공익사업에 쓰겠다고 한 거짓말을 우선 해명하셔야 한다”며 “그나마 열흘 남짓 만에 사달이 난 걸 천운이라 여기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이 상황 유일한 해결책은 문재인 전 대통령 개인 명의 사업자는 곧바로 폐업하시는 것”이라며 “나아가 재단을 만들어 공익사업을 하시겠다는 거 자체가 과욕이시다. 어차피 모든 사업이 개인 명의로 이루어진 만큼, 공익재단도 폐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2024년에 밝혀졌다고 생각해 보시라. 그때는 풍파가 지금과는 또 다르다”며 “재단법인 평산책방. 개인사업자 문재인의 평산책방 둘 다 정리하시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상처를 덜 남기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단법인의 행정 처리가 지연돼 일시적으로 개인사업자로 운영됐을 뿐이며, 수익금 전액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에 귀속된다”면서 “불필요한 억측은 지양해 달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