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대한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 의원에게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의 매각을 권유할 방침이다.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 규모가 당초 알려진 80만 개보다 1.5배가량 많은 127만 개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계속 커지자 뒤늦게나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에게)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매각을 권유하기로 했다”면서 “투명하고 신속한 진상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이 조사팀을 이끌게 되며 전문 지식을 가진 외부 전문가도 합류시킨다는 계획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법적 문제나 재산 신고 관련 부분들이 해명됐다고 봤지만 새로운 문제들이 있는 만큼 샅샅이 들여다보고 내용을 파악하려 한다”며 “(김 의원) 본인도 당 방침에 따라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진상조사팀의 활동 범위는 김 의원 관련 논란에 한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와 별도로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 포함하는 제도 개선 추진에도 의견을 모았다.
김 의원은 이날 최고위 결정 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진상조사단 구성을 요청했다. 최고위 결정 후에는 “당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구체적인 매각 시기·절차 및 방법 등은 당 진상조사단과 협의해 진행 후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수용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자체 진상 조사 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과 달리 직접·강제 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자체 진상 조사에서 놓친 부분이 드러난다면 ‘봐주기’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도 자체 조사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이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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