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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아지 예서야, 얼마나 아팠니"…스쿨존 참변 父 '눈물 편지'

유족 제공




부산 영도구 스쿨존에서 굴러 내려온 대형 화물에 깔려 참변을 당한 고(故) 황예서(10) 양의 아버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딸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글을 올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영도구 황예서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 스쿨존 사망 사고의 희생자 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자식 잃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쓰는 편지글입니다”라며 “나의 강아지 예서야”로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아빠는 네가 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은데, 안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눈물만 나는구나”라며 “내 생명을 줄여서 너에게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라고 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구하러 다녔는데 편의점 앞에서 찍힌 네 모습이 너무 잘 보여서 눈물이 터졌다. 왼쪽으로 학교 동생 손 꼭 잡고 교통지도 해주시는 할아버지 보더니 오른손을 배에 올리고 공손하게 인사하더라”라며 “누가 그렇게 가르쳤니. 아빠는 그렇게까지는 못 살았는데 우리 예서가 아빠보다 훨씬 낫구나.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어떻게 너 같은 애가 와줬었니”라고 적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 1.5t짜리 원통형 화물이 굴러와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어린이와 어른 등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A씨는 “구청에서 받은 사고 당시 영상을 수십 번 돌려봤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야겠기에. 네가 전혀 모르는 채로 뒤에서 원통 화물이 덮치는 줄 알았는데 덮치기 전에 네가 뒤를 돌아보더구나”라며 “이비인후과에서 코에 치료기구 들어가도 엄청 무서워하고 겁을 먹는데 얼마나 아팠겠니. 우리 강아지가 화물에 먹히는 모습을 여러 번 보며 가슴이 정말 찢어졌다”라고 슬픔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빠는 그래 생각한다. 우리 강아지가 깔리면서 그 공간으로 1학년 동생이 목숨을 건졌다고”라며 “그 1학년 동생 아버지도 같은 생각을 했다. 학교 동생을 살렸으니 너답고 예서답다. 우리 강아지답다. 잘했다. 예서야”라고 했다.

끝으로 “예서야 곧 생일이다. 흔한 생일 축하 노래에도 세상 기뻐하고 즐거워했던 우리 강아지”라며 “내 비타민 나의 행복 예서야. 아빠에게 힘을 줘 버텨낼 수 있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황씨는 딸이 만개한 벚꽃을 배경으로 태권도 도복을 입은 채 꽃잎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과 꽃다발을 안고 있는 모습, 생일날 신나게 손을 흔들며 기뻐하다 케이크 초를 끄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故) 황예서 양은 지난달 28일 오전 8시 22분께 부산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등굣길에 하역 작업 중이던 지게차에서 떨어져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온 1.7t짜리 원통형 화물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황예서 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다른 학생 2명과 30대 여성은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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