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재옥 국민의힘·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에서 다시 한 번 (전세사기특별법을) 논의하기로 했고, (그 날도) 소위에서 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도부에서 협상을 해 나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오늘 네 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속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양당 원내대표가 노력하기로 했다”며 “상임위에서든, 지도부에서든 방법·절차 가리지 않고 빠른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오는 1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에서 전세사기특별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서울 양천구에 살던 전세사기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25일로 처리 시점을 못 박은 것이다. 다만 여야가 기존에 이견을 보여왔던 피해자 범위, 보증금 반환 방식 등을 두고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여당은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피해자들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피해자가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으면 금융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주는 방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먼저 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들이고 추후 구상권 행사로 비용을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특별법 제출 후 세 번의 소위가 열렸고 피해 대상과 피해 보증금 보전 대책을 논의했지만, 정부·여당은 온갖 이유로 피해자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며 “야당이 일관되게 피해보증금 보전 대책을 내놓은 만큼 정부 대책이 없으면 이를 수용하면 되지만 계속 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다음 법안소위에서도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단독 처리’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야당과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이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방식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정부·여당은 야당이 제시한 보증금 반환 대책부터 즉각 수용하라”며 “야당의 대안을 거부한 채 합의를 지연시키는 지금 이 순간도 피해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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