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브라스카주(州)의 한 도축시설에서 불법 아동 노동이 적발됐다.
미 연방 노동부는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위스콘신주에 기반을 둔 미국 최대 식품안전위생 서비스업체 '패커스 위생 서비스'(PSSI)가 전국 사업장에서 아동노동법 위반 행위를 즉각 시정하고 규정 준수를 위해 외부 준법감시인 선임 및 중간 관리자 교육 포함 결단력 있는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1970년에 세워진 PSSI는 1만7000여명 직원을 두고 전국 700여개 육가공업체 도축시설에서 식품 안전과 위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 노동부는 최근 CBS 방송의 탐사 보도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도축시설에 불법 고용된 아동들의 모습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작은 체구의 아이들이 보호복, 안전모, 보호안경 등을 쓰고 있고 이들 손에는 청소도구가 들려있다.
이 아이들은 야간시간대에 JBS 도축장에서 청소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도축장은 미국 쇠고기의 5%를 생산할 만큼 규모가 큰 곳이다. 도축장 측은 밤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진행되는 청소작업을 위해 외부 업체인 ‘패커스 위생서비스사(PSSI)’를 고용했다. 해당 업체는 억만장자인 스티브 슈바르츠만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블랙스톤 그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중학교 교사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해 네브래스카주 그랜드 아일랜드의 월넛 중학교 교사는 손과 무릎에 염산 화상을 입은 채 등교한 14살 소녀가 있다며 노동부에 신고했다. 노동부는 신고를 접수한 후 PSSI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PSSI는 8개 주의 13개 도축시설에서 13~17세 미성년자 102명을 고용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담당한 노동부 수사관 섀넌 리볼레도는 "PSSI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322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미국 최고의 도축시설 청소 서비스 업체"라며 "아니, 아동학대자일 가능성도 있는 듯하다"고 했다.
리볼레도는 아동 불법 노동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JBS 도축장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밤 11시 JBS도축장 직원들이 퇴근한 뒤 PSSI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심야에 온 노동자들의 외모에 주목했다. 그들은 체구가 작았고, 어려보였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된 상태에서 피 묻은 바닥과 위험한 기계들을 닦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자신의 팀과 함께 수색영장을 받아 도축장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아동노동자들을 발견했다.
PSSI 측은 아동노동자 불법 채용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올해 초 150만 달러(약 20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PSSI는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정기 감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임금·근로시간 감시국(WHD) 시카고 지부 마이클 레이저리는 "WHD는 조사를 끝까지 해 PSSI 뿐 아니라 어느 기업도 연방법을 어기고 어린 아이들에게 일을 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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