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위너스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주미(28)와 최은우(28)가 차례로 데뷔 8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고 지난주 박보겸(25)도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3년의 기다림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투어에서는 ‘첫 승보다 더 어려운 게 2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승 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선수들이 상당하다. 애타게 기다린 첫 승을 이룬 선수 중 2승은 누가 먼저 하는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최은우가 그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갔다.
최은우는 12일 경기 용인의 수원CC 뉴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박지영과 임진희 등 6언더파 선두 그룹과 1타 차의 공동 6위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최은우는 12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15번(파4), 16번(파3), 17번 홀(파5)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았다. 157야드인 16번 홀에서는 티샷을 핀 30㎝에 붙이는 절정의 샷 감을 뽐냈다.
후반 들어서도 버디 2개를 보탠 최은우는 공동 선두로 첫날을 마치는 듯했지만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최은우는 “오랜만에 정말 좋은 날씨 속에서 대회를 치러 기분 좋았다”며 “그린이 깨끗하고 빨라서 원하는 곳으로 치기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첫 승 이후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며 “2승을 위해서는 1승을 하기 전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면서 하고자 하는 것을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다승왕과 상금왕을 휩쓸었지만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박민지는 2언더파 공동 25위로 출발했다. 대회 3연패 대기록에 도전하는 그는 “수원CC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좋은 기억이 있어서 잘치고 싶다. 제 얼굴이 새겨진 티켓과 포스터를 어디서든 볼 수 있어서 저를 위한 대회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KLPGA 투어에 집중하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중 US 여자 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지난해 이 대회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박민지와 연장 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한 황유민은 ‘슈퍼 루키’ 타이틀 경쟁자인 방신실·김민별과 같은 조에서 치열한 대결을 해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특히 장타 대결이 눈길을 끌었는데 4번 홀(파5)에서 황유민과 방신실이 티샷으로 똑같이 289야드를 보내 탄성을 자아냈다. 방신실이 공동 17위(3언더파)로 앞서나갔고 황유민과 김민별은 나란히 1언더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